@take hotel
<Apple Magic>, FHD 1ch, 2020​​​​​​​

작가는 어릴 적 티비에서 본 마술쇼를 떠올린다. 여객기를 사라지게 하는 연출인데 여객기가 있는 장면과 잠시 화면밖으로 이동한 장면을 긴박하고 절묘하게 편집함으로써 스크린 앞에 있는 관객의 눈을 속인다. 마술은 관객의 눈을 속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보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설계를 통해 뜻밖의 상황이 펼쳐지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결과에 대한 감탄은 잠시, 속임수의 원리를 찾고 고민하는게 최종 목표인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본적이 있어 그 다음 순서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마술을 관람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진다. 물론 그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그 다음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안도감과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다. 화면 속 싱그런 녹색 사과를 쥐고 있는 손이 보인다. 사과는 마치 작고 푸른 태양처럼 빛을 뿜어낸다. 1년 동안 뜨거운 태양 빛을 흡수했으니 화려하게 빛나는 것도 당연하다. 사과의 껍질을 깎아내자 둥그런 돌이 속살을 들어내고 사과 나무 가지와 교감을 가진 돌은 작은 씨앗을 만든다. 그리고 마술사의 손을 거쳐 다시 푸른 사과로 태어난다. 작품에 등장하는 오브제들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애플매직 APPLE MAGIC>은 익숙하지 않은 것들의 트랜지션이 만들어내는 의아함이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익숙함과 안도감으로 바뀌는 과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익숙함이 반복되면 또 다른 낯설음이 발견된다. 그렇게 그 다음 마술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Back to Top